2017.11.14 12:21, 느림 근서

16.11.30  2016.12.01 13:09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국립한글박물관'을 다녀왔습니다. 한글박물관에서는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을 '문화가 있는 날'로 지정하고 있는데, 이날에는 9시까지 야간 개장을 하기 때문에 늦은 시간에도 방문이 가능합니다.


 박물관에선 총 세 가지 전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ㅇ 상설전시: 한글이 걸어온 길 

ㅇ 기획전시: 광고 언어의 힘, 1837년 가을 어느 혼례날 – 덕온공주 한글 자료


 신나게 달려왔으니 즐거운 마음으로 관람을 시작합니다.

 처음 관람한 전시는 '한글이 걸어온 길' 입니다.



 분명 박물관 안내에는 플래시나 삼각대를 사용한 사진촬영만 하지 말라고 명시돼 있는데, 입구에 있는 픽토그램은 사진을 찍지 말라는 것으로 보이니 간략하게 넘어가기로 합니다.


 입구에 들어서면 한글 창제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를 정리한 연표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연표 이전엔 한글이 창제되기 전 사용됐던 차자표기인 이두, 향찰, 구결의 차이점을 비교할 수 있는 간단한 설명이 있습니다만, 가뿐히 건너뛰어 줍니다. 


 연표에는 간략한 설명 옆에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작은 모형들이 전시돼있습니다. 우리의 세종대왕님은 당연히 계십니다. 

 세종은 즉위 25년째 되던 1443년(세종 25) 한글을 창제했고, 3년 뒤인 1445년(세종 28)에 해설인 '훈민정음' 해례본을 펴냈습니다. 모형의 병풍에 적힌 것은 훈민정음의 '서문'과 '예의'의 일부라고 합니다.

 국어문법은 주시경이 지은 국어문법서로 현대 한국어 문법의 종합적인 체계를 마련한 연구서입니다. 1910년 간행됐으며 일부 품사를 수정해 '조선어문법'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펴내기도 했습니다. 이 연구는 '한글 맞춤법 통일안'의 토대가 됐다고 합니다.

 가갸날 잔치. 1926년 9월 29일에 훈민정음 반포 48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조선어학회 주도로 열린 기념식입니다. 이 잔치에서 가갸날이 처음 선포됐으며 이날이 한글날로 이어집니다. 처음엔 조선왕조실록에 세종 28년 9월조 '훈민정음이 이뤄지다' 라고 적힌 것을 근거로 음력 9월의 마지막 날을 '가갸날'로 지정했었는데, 1928년에 한글날로 명칭이 바뀌고, 1932년부터는 날짜도 양력 10월 29일로 바뀌었습니다. 



 연표를 지나면 훈민정음 해례본을 만날 수 있습니다. 화려한 그래픽 안쪽에 있는 기둥 안에 해례본이 들어있습니다. 세종의 명으로 정인지 등이 한글의 창제 원리와 사용법을 설명ㅁ하고 예를 든 책입니다.


 한글이 적힌 용비어천가, 월인석보, 첩해신어, 몽어유해, 천자문 등도 전시돼있습니다. 

 책 뿐만 아니라 항아리나 떡살 등도 전시되고 있었는데,  시케단지(식혜단지)라고 적혀있는 청화백자를 보고 웃으며 지나갔습니다.


 구일주법이라는 술 만드는 법을 적은 책도 있었는데, 백미 두되를 씻어서 가루내고 냉수 열식기를 준비해 여덟식기는 솥에 끓이며 두 식기는 남겨 가로에 부어 솥의 끓는 물을 넣어 식거든 섭누룩을 한 곳에 버무려 마른 항아리에 넣어 온냉을 맞춰 두고 그날 덧술 한 말을 씻어 담가다 사흘 후 익혀서 식히고 멋술을 걸러 남기지 말고 덧밥 한되 버무려 진말 칠홉 어쩌고 저쩌고... 국어를 못해 남자친구를 부르짖었으나 식사하느라 바쁘신 모양.


 제사를 익히기 위한 놀이판도 있습니다. 찍진 않았지만 사주책도 있었습니다. 도화수와 버선본을 지나니 홍길동전이나 한중만록도 있었고, 황진이가 썼다는 시조창 악보도 있었는데 모르는 사람이 보기엔 그저 점과 선의 조합일 뿐.


 한글 전파의 1등 공신 딱지본. 그중 백 번 다시 태어난 츈향젼 입니다. 인기가 많아 100여 번에 가깝게 간행됐다고 합니다. 새로 간행할 때마다 이전 책들과 다르다는 것을 홍보하기 위해 표지도 바꾸고, 제목도 바꾸고 했답니다. 


  "영이야 이 꽃이 이쁘지?" 드디어 우리가 알아볼 수 있는 글자가 보입니다. 국어 1-1이라고 합니다. 

"이 꽃 을 따 닥아 유리병 에 꽂아."

"그래, 그래."

아이 귀여워라.


철수를 지나니 타자기들이 시대나 자판별로 전시돼있었습니다만, 관심이 없어서 안 찍었습니다.


 방문 기념으로 박물관 내에 있는 기념편지를 찍었습니다. 한 20년 전 스티커사진이 생각나는 이미지입니다. 쥐뿔 아무것도 안 보이지만 세종대왕께 보내는 편지랍니다. 마지막 찍은 사진이 메인에 뜨길래 우리의 신상을 보호하기 위해 배경으로만 한 장 더 찍어서 올렸습니다.

가뿐하게 마무리하며 다음 전시를 보러 갑니다.


(리플렛 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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