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14 12:21, 느림 근서

16.11.30  2016.12.01 16:57


 상설 전시관을 나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위층으로 올라가면 두 종류의 기획전시를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우리는 '광고 언어의 힘' 전시를 먼저 관람하기로 했습니다.


 전시 포스터입니다. 강한 힘이 느껴지는 폰트와 느낌표. 전시를 관람하면 너무 재밌어서 정말 사로잡히게 됩니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수많은 간판들. 이 사진은 영상의 일부분으로, 실제로는 간판들이 움직이며 끝없이 등장합니다. 정신이 혼미해지기 전 자리를 이동했습니다.



 자 이제 마음으로 한번 읽어봅시다.


 그렇다고 합니다. 


 독립신문입니다. 최초의 순한글 신문이며 1890년 4월 7일 서재필이 발행. 창간호 1면에서 '신문의 발간 취지', '신문값', '신문 신청하는 법' 등의 광고 내용을 순한글로 실었습니다.


 좌: 황성신문 제1547호, 우: 제국신문 제10권 제66호. 내용이 굉장히 솔직담백?합니다. 


 좌: 황성신문 제2권 제270호. 최초의 전면광고. '영국산 소다를 잿물 대신 쓰면 좋다'는 표현으로 사람들의 생활 습관 바꾸기를 유도. 

 우: 반도상보 제54호 외국 상품명인 '풋볼', '라켓트', '넷트' 등을 한글로 표기.


 동아일보 제4091호 하정 신성당칠대명약 광고. 내용을 읽어 보십시다. 웃음이 절로.


 좌: 우리의 고향을 재창조한 맛 아지노모도(미원) 광고.

 진수성찬도 맛이 없어서는 성찬의 가치가 없읍니다. 그러나 아지노모도만 치면 어떠한 음식이라도 당장에 맛잇게 됩니다.

 우: 영양분이 충분함! 어린이는 자란다! 모리나가미루꾸캬라메루.


 디지탈 시대가 도래하야 티-브이광고도 나오기 시작.


 간단한 신포-드 / 경제의 신포-드 / 안전한 신포-드 / 유쾌한 신포-드 / 단려한 신포-드 / 견뢰한 신포-드 / 강력한 신포-드 

 세상에, 뭐라는거야. 저 시대엔 저렇게 적어놔도 사람들이 다 알아들었단 말인가.

 옆에는 진로 진로 진로 진로- 진로 한 잔 하면 크~


 이 노래는 왜 알고있는 건지 의문.


 부인영약 태양도경환. 

 소화가 잘 되지 아니하며 영양이 좋지 못한데 신효하며 (중략) 귀중한 아이를 얻게ㅋㅋㅋ... 되는 영약이오. 만병 통치약 돋네.


 그 유명한 편강한의원.


 미스터피자. 그렇다면... 피자, 헛 먹었습니다.

 누비라. 누비라Ⅱ로 힘차게 왕복할 것인가? 아반대로 힘없이 왕복할 것인가? 

 저렇게 디스해도 괜찮았나 봅니다.


 우리가 아는 삼성 LG입니다.


미제와 꼭 같은 럭키치약. 미제 치약이 좋았나 봅니다.


 와. 우리 티모니도 저렇게 적어놓으니 모자라 보이는구나.


 눝눝눝눝눝. 드으디어 우리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너무 익숙한 광고.


 옛 광고를 패러디한 요즘 광고들이 등장합니다. 광고처럼 새 자리가 솔솔~ 등장하면 좋을텐데 말입니다.

미디어광고는 이쯤으로 하고 타이포그라피로 가봅니다.


 시대별 타이포그라피가 벽에 가득 전시돼 있습니다. 


뒤쪽에 스크린이 있는데, 터치를 하면 시대별 타이포그라피를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거.


 김진평의 타이포그라피 작품들왕성한 작업을 통해 한글의 정체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글 디자인을 체계화. 그가 저술한 '한글의 글자 표현'은 한글 활자 조형 이론의 기반이 됐다고 합니다.


김진평의 광고를 따라가다 보면 한켠에 광고를 따라 그릴 수 있는 종이가 마련돼있습니다. 총 4종이며 연필도 구비돼있으니 자리에 앉아서 그리셔도 될 것 같습니다.


 현대의 타이포그라피. 2010년에 들어와 한국 사회 전반에 '복고풍'이 유행하면서, 과거의 향수와 추억을 되살린 제품 등을 마트나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한글 디자인도 옛 감성을 새롭게 살린 복고적인 글자표현이 다시 주목받고 있으며, 이 작품들은 그때 그 시절의 글자 표현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창조한 디자인 작품들입니다. 눈에 익은 작품도 꽤 있습니다.


타이포그라피를 지나니 광고에 담긴 우리들의 자화상을 년도별로 보여주는 자리가 마련돼 있습니다.


ㅇ 1960년대

 집이 초만원이랍니다. 한국 전쟁 휴전 직후인 1953년, 한 여성이 출산하는 평균 자녀수는 6명에 달했다고 합니다. 정부는 농경 위주의 대가족 사회에서 경제발전에 적합한 사회 구조로 고치기 위해 1962년부터 가족계획을 시작. 광고의 내용은 '알맞게 낳아 훌륭하게 기르자' 였습니다.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는 과격한 문구도 서슴없이 사용하던 시절.


루프 피임법을 나라 차원에서 권장하고 있습니다. 


<구미여성의 먹는 피임약> / 아나보라 가격인하! / 가격을 왜 인하하나? / 세계인구문제에 공헌하는 아나보라! 


ㅇ 1970년대

 3자녀 3살 터울로 35세 이전에 낳자 라는 3·3·35원칙에서 한명이 더 줄었습니다. 가족계획을 실천하는 가정에는 세금 혜택, 아파트 입주 우선권 등 다양한 지원을 했다고 합니다.  '하나만 더 낳고 그만 두겠어요', '딸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젊고 아름다워지는 길, 그것은 가족계획' 등의 광고 문구가 등장했습니다.




ㅇ 1980년대

 사진이 유실돼 웹에서 긁어왔습니다. 60년대에는 '아빠는 60점?', '아버지는 한 지붕 속에 남의 식구' 등, 전통적인 아버지 상의 변화를 요구하는 문구들이 등장했습니다. '일요일은 아빠가 세탁하는 날', '오늘 저녁은 아빠가 요리사?' 처럼 가정적인 아버지의 모습을 광고문구에 담았습니다. 



ㅇ 1990년대

 '사랑의 위장약- 잔탁', '우리집 밥상에는 「대화」가 반찬' 등 경제적 상황을 가족의 사랑으로 극복하자는 내용의 광고가 늘었습니다. 그와중에 '선생님! 착한 일 하면 여자 짝궁 시켜주나요' 실제로 90년대 학교 다닐 땐 남녀 비율이 안 맞아 남자끼리 짝궁하는 경우가 꽤 있었습니다. 성비 안 맞는다고 왜 남자애들이 여자를 찾아댔는진 딱히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ㅇ 2000년대

 국내 거주 외국인이 빠르게 늘면서 '모두 살색입니다', '다문화 사회는 사랑하는 마음도 더 많아지는 사회입니다' 등의 인권보호 광고가 등장. 이와 함께 'Would you kill me?' 같은 저출산 광고, '엄마 눈은 달마시안'같은 가정폭력,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같은 고령화 광고나, '우리 가족은 칫솔 통에서만 만납니다' 같은 가족에 관한 다양한 광고가 나타났습니다. '스무살이 넘으면 가출이 아니라 독립이다'는 OB맥주의 '카스'광고(2004).


ㅇ2010년대

 현대사회는 고령화사회로 접어들어 '혼자 사는 아이처럼 독거노인에게도 관심이 필요합니다', '내 나이가 어때서' 같은 광고가 주류를 이루며, 저출산 문제때문에 '허전한 한자녀.. 흐뭇한 두자녀.. 든든한 세자녀' 같은 광고 문구가 생기고, 요즘은 임산부 존중 공익광고까지 쏟아지고 있습니다. 광고 컨셉은 좀 잘못 잡은 것 같지만 말입니다. 


 전시물 뒤쪽 한 벽면에는 시대별 핵심 광고 포인트와 주요 광고가 영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참 언제 봐도 콕콕 박히는 '둘만 낳아 잘 기르자'. 요즘은 셋을 낳으면 든든하다는데 참 아이러니 합니다.

 재밌게 관람했으니 다음 전시 관람을 위해 움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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