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14 12:22, 느림 근서

16.11.30  2016.12.01 18:23


가볍게 들어갔지만 마냥 가볍게만 볼 수는 없었던 전시, '1837년 가을 어느 혼례날 – 덕온공주 한글 자료'


 입구에 들어서면 '16살에 시집을 가서 23살 젊은 나이로 삶을 마친 조선의 마지막 공주 덕온' 이라는 문구가 우리를 맞이합니다.


 전시의 목적은 덕온공주의 미공개 한글 자료를 소개하는 것입니다. 


 이번 전시는 독특한 설명문이 비치돼 있었습니다. 설명문을 가지고 적정 위치에 서면 자료를 미디어로 볼 수 있습니다.


 전시 설명문에는 전시에 대한 개요와 사진이 실려있습니다.


 표시된 자리에 전시 설명문을 들고 서면,


 이런 효과를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20년전 초등학교 멀티미디어실에서 경험했던 것과 비슷한 수고가 필요합니다. 자리를 이동하거나 종이를 움직이면 당연하게도 화면은 보이지 않게 됩니다.


 덕온공주 혼례 과정입니다.


 순원왕후가 덕온공주에게 준 혼수 발기, 사위 윤의선에게 준 혼수발기입니다. 주요 혼수품은 여러 종류의 비단, 금관, 옷, 기타 의복용품입니다.


 혼수 풀목은 설명문을 이용하면 미디어로 자세한 품목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번거로움은 감수해야 합니다.


 전시 중간에 재미로 운수를 점치는 이벤트도 있습니다. 


 좌측 남자친구 점괘, 우측 내 점괘. 중중이 단 하나뿐인데 어찌 또 딱 골랐는지. 


 제갈무후마상점의 실물은 이렇습니다. 줄을 잡아당기는 건가 봅니다. 


 덕온공주의 가계도입니다. 


 혼례 후 몇 년도 채 지나지 않아 23살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나게 되는 덕온공주. 둘째 아기를 밴 몸으로 당시 공주의 조카인 현종의 간택일에 참석했다가, 급체를 하는 바람에 숨을 거뒀습니다. 숨을 거두기 전 아이를 낳았지만 아이도 바로 죽어버립니다.


 덕온공주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원왕후는 사위 윤의선과 많은 한글편지를 주고받습니다. 편지들은 전부 덕온공주의 병세가 어떻다, 무슨 약을 먹었다, 어디가 다시 아프다고한다 등의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순원왕후가 덕온공주 제사에 보낸 음식 발기입니다. 다식, 전과, 전, 나물, 만두, 각종 과일, 떡, 탕, 면 등이 적혀있습니다. 봉투의 뒷면에는 을사년 2월 망전(죽은이에게 매달 음력 보름날 아침에 지내는 제사) 단자라고 쓰여있다 합니다.


 연표를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공주가 세상을 떠나기 전 오빠 효영세자가 2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 둘째 언니 복온공주가 15세의 나이로 또 세상을 떠나고, 그해 천째언니 명온공주마저 2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로부터 2년 후 아버지 순조가 45세 나이로 세상을 떠나버립니다. 결혼 후에는 첫재딸을 낳았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나고, 4년뒤 본인도 세상을 떠나는데, 숨을 거두기 전 낳았던 아이마저 세상을 등집니다. 세상에 홀로 남게된 순원왕후의 마음이 감도 안잡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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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를 마치고 남자친구가 카페에서 뭐라도 마시자고 했으나 컨디션 안좋은 상태에서 뭔갈 고르는 일은 상당히 스트레스가 되기 때문에 거절했습니다. 기념품 파는 곳에 들러 한글 팬시와 악세서리 등을 둘러봤습니다. 문화가 있는 날에는 제품들을 10% 할인한다고 합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가서 '나가라 일터로, 나에겐 빚이 있다' 스티커라도 사시길 바랍니다. 이모티콘 하나에 혹했지만 뱃지 형식이 아닌 마그네트였기에 충동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예쁜 쓰레기는 관리를 못하기에 관심이 잘 안생깁니다. 예쁜 쓰레기와 한정판에 약한 남자친구가 랜덤박스를 사고싶다기에 구박을 좀 했습니다. 


 물건을 둘러보는데 카페 아래쪽에 책 샘플들이 진열돼있습니다. 마침 남자친구가 관람하고싶었는데 놓쳤던 전시 도록이라고 합니다. 마미께서 말씀하시길 책에는 돈 아끼는 거 아니랬습니다. 내가 읽을만한 내용도 있나 도록을 대충 훑고, 괜찮겠다 싶어서 구매했습니다. 밑에 적힌 코드명은 유니코드로 '한글'을 적은 거라고 합니다.

 대충 이런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내가 볼 부분은 다 봤으니 도록은 남자친구의 소유인 것으로.



 전시회에 만족하며 박물관을 나왔습니다. 주차비는 2,000원. 시간당 얼마가 추가되는 건진 잘 모르겠습니다. 

 집에 돌아가려니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합니다. 밥 먹어야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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