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14 18:12, 느림 근서

2016.12.06 06:00


 마음이 헛헛해 술 한잔이 땡기는 날. 연신내를 한바퀴 돌다가 김덕후의 곱창조 연신내점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홍대 본점은 방문한 적이 있지만 연신내점은 처음입니다.

 일단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훑어봅니다. 배를 채우기 위한 게 아니니 무한리필은 패스하고, 메뉴 고르기도 지친 심신이라 만만한 덕후모듬을 주문했습니다. 곱창, 막창, 대창, 염통 모둠 메뉴입니다. 

 메뉴를 주문하니 순두부찌개 부추 피클 등이 기본안주로 깔립니다. 맛은 그냥 술집 순부부찌개라고 할만한 맛. 딱히 특별할 건 없습니다. 찌개가 끓으면 즉석에서 계란을 넣어주십니다. 그외 미니새송이, 맛타리버섯 등이 들어있습니다.

 소주를 주문하니 적나라한 진로의 두꺼비가 등장합니다. 

 본 목적인 술을 콸콸. 오늘은 소맥을 말아봅니다. 한국인의 만병통치약 소맥. 한 잔 털어댈 때마다 상처도 한 잔만큼 털리면 좋을텐데 말입니다.

 순두부가 팔팔 끓을 즈음 덕후모듬이 등장했습니다. 상단 왼쪽부터 버섯, 양파, 곱창, 막창, 대창, 염통 순입니다. 

 서버분께서 고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주십니다. 오늘의 고기 굽는 노동은 남자친구의 몫. 고갈된 정신력 보충을 위해 모든 노동은 프리를 선언합니다.

 열심히 뒤집고 있는데 서버분께서 도움을 주십니다. 익은 염통을 부추 위에 올려주셨습니다. 아녔음 영원히 굽다가 고무줄 염통을 씹을 뻔 했습니다.
 부속들을 안주삼아 술을 털어넣습니다. 기름이 가득한 양을 집어들었을 땐 죄책감도 좀 들었지만, 한 번 살다 가는 인생 살 좀 찌면 뭐 어떻습니까. 현실에 순응하고 열심히 먹어줍니다. 맛은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습니다. 딱 그 정도. 

 남자친구가 배고프다며 덕후밥을 주문했습니다. 서니사이드업 계란프라이가 포인트인가 봅니다. 

 어쩌다보니 비비는 건 제 몫, 열심히 비벼줍니다. 노동 프리를 선언했지만 비빔류는 제가 하는 게 답답한 것보다 낫습니다. 맛은 익히 아는 도시락에 햄 빠진 맛입니다. 

 술 마시는데 아이유가 자꾸 부담스럽게 쳐다본다며 남자친구가 찍은 사진. 아이고. 그럴 만 합니다.

 열심히 젓가락을 움직여 2인분 클리어. 주문한 술도 깨끗이 비웠습니다. 알딸딸한 상태로 가게를 나와 집에 도착하니 주머니에 핸드폰이 없어 남자친구가 다시 다녀왔습니다. 핸드폰의 무사귀환을 축하하며 하루를 마감했습니다. 

 맛이 뛰어나다 이런 평가는 하기 애매하고, 평일 저녁 적당한 번잡함 속에서 무난하게 술 한잔 하기 좋습니다. 주말엔 사람이 꽤 많을 분위기. 술 한잔 생각나는데 갈 데가 마땅치 않으면 다시 들릴 예정입니다. 대신 옷에 고기 냄새가 배는 건 감안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주차할 곳은 없습니다. 술 한잔 걸치러 가는 가게이니 음주운전은 지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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