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14 18:14, 느림 근서

2016.12.07 16:38


 연신내 갈현초등학교 앞은 춘추전국시대라고 할 만큼 떡볶이 집이 많다. 근처 100미터 안에 8개 정도. 그중 특색있는 맛을 꼽으라면 순금이네떡볶이, 갈현동떡볶이, 신불떡볶이(무순) 정도로 간추릴 수 있다. 세 점포 전부 분위기와 맛의 특징이 달라 어디가 제일이라 꼽을 수 없는데, 분명 날마다 끌리는 맛이 다르니 어딜 가야 할까 고민은 잘 안 하는 편이다.
 오늘은 대구식 떡볶이를 먹으러 신불떡볶이로 향하게 됐다. 대구에 가면 흔히 접할 수 있는 떡볶이인데, 한 10년 전 쯤엔 서울 애들이 생소하다며 입에도 안대던 맛의 그것을 팔고 있다. 언제부터 신불떡볶이라는 체인으로 대구식 떡볶이를 팔기 시작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구에서는 황제떡볶이, 신전떡볶이, 윤옥연할매떡볶이, 신천할매떡볶이가 유명하고 맛도 또이또이하다. 양념이 거기서 거기라고 해야 하나, 대구만의 맛이라고 해야 하나. 이 떡볶이의 장점은 매운맛을 조절할 수 있다는 건데, 이상하게 같은 체인인데도 서울만 오면 맛이 옅어지고 애매해지고 맵지도 않다는 게 또 하나의 특징이라면 특징일 수 있겠다. 다행히 집 앞 신불떡볶이는 그게 좀 덜한 편이었는데, 항상 본인들이 생각하는 매운맛을 초과해 주문했더니 너무 맵게 먹어서 속이 다칠까 걱정됐는지 메모와 계란 등을 포장해서 주기도 했다. 오랜만에 대구떡볶이의 진한 맛을 느껴보자 싶어 일반적인 매운맛 하나랑 죽을 만큼 맵게 하나를 주문했다.


 떡볶이 2인분에 만두 1인분 오뎅 2인분 신불김밥 한 줄. 그리고 쿨피스를 시켰다. 
 대구식 떡볶이는 오뎅튀김과 만두튀김을 시켜서 국물에 담가 먹어야 제맛이다. 어디 설명서라도 만들어서 비치 하고 싶을 정도로 다른 사람들은 아무렇게나 먹던데, 이 글을 보게 되는 사람이라면 만두랑 오뎅을 꼭 시켜 국물에 빠뜨려 먹어보길 바란다. 만두는 국물에 완전 담가 소스를 그득 담고 오뎅도 푸욱 빠뜨려 사이사이에 소스를 스며들게 하면 그게 대구식 떡볶이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 짭쪼롬한 오뎅과 공갈만두의 콜라보인 천천천의 묘미를 알면 떡볶이의 참맛을 알 수 있을 거다. 주변을 둘러보면 꽤 답답하지만, 모르는 사람을 붙들고 추억팔이는 할 수 없으니 그냥 넘어가는 것으로.
 아래쪽에 보이는 신불김밥도 일반적인 김밥과 다르다. 안에 조미된 밥이 그득 들어있는데, 별 다를 거 없어 보여도 떡볶이 소스와 김치가 적절히 배합된 양념의 맛이 떡볶이와 잘 어울린다. 사실 김밥도 국물에 담가 먹는다. 밥이 거의 풀어질 정도로 국물을 덜어 비벼 먹어도 전혀 어색함이 없다. 사람에 따라서는 이럴 거면 왜 김밥으로 말아 놨나 싶기도 하겠다.

 이번에 방문하니 떡볶이 맛이 옅어졌다. 두 단계의 맛 전부 국물이 묘하게 묽다. 여기도 이제 그 수순을 밟나. 서울 사람들에겐 맞지 않는 맛인 건가. 대구식 떡볶이를 집 앞에서 먹을 수 있어서 좋았는데. 오늘만 그런 건지 앞으로도 그런 건지 몇 번 더 주문해 봐야 알 수 있겠다.

지금 떡볶이 1,500, 치즈떡볶이 2,500 행사중이다. 튀김과 쿨피스는 1인 1,500, 김밥은 2,000원이다. 


*덧

지금은 행사 끝나서 떡볶이 2,500, 치즈떡볶이 3,5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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