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14 18:17, 느림 근서


2016.12.11 01:45

 배도 부르고 심신도 지쳐 맥주집에 이끌리듯 들어갔다. 들어간 이유는 단순히 멀리 움직이기 싫어서. 집 근처 맥주집인 이곳은 우리가 나갈 때까지 손님이 전무했다. 조용한 건 좋아하지만 좋은 건지 싫은 건지.

 1,300ml라길래 시킨 생맥주. 사실 컵에 얼마나 들어가는지는 사장님과 종업원만 알 것 같다. 레몬이 들어있댔는데 실종했길래 물어보니, 사람들이 '걸그쳐해서' 아예 뺐단다. 아아, 이 찰진 사투리.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는 단어다. 걸리적거리지 않을 거라고 레몬을 달라고 했더니, 어언 십 분 쯤 지나서야 레몬 슬라이스 두 토막을 들고 오셨다. 난 또 소금으로 세척하고 제스트라도 열심히 만드시는 줄. 뭐 일단 가게에서 나온 것이니 왁스는 헹궜을 거라 믿고(세뇌하고) 잔에 톡 빠뜨렸다. 농약 좀 먹어봐야 죽기야 하겠나...

 국물 떡볶이를 시켰더니 십여 분이 지나서 이런 게 나왔다. 맵게 해달랬더니 초등학교 앞 분식집 떡볶이 소스에 캡사이신 섞은 맛. 어묵은 덜 익었고, 떡볶이 떡은 맹 맛이다. 정확히는 식자재마트에서 천 원 언저리에 구매할 수 있는 밀떡을 시판 소스에 담가먹는 느낌. 전문점이 아니기에 기대치는 제로였고, 그냥 안주 겸 해서 적당히 먹었다.

 앞접시 대신 종이컵을 주셨다. 종이컵에 넣으면 한 컵 반 정도의 분량이 나오겠다. 포크도 없고 숟가락 뿐이지만 별 수 있나. 그냥 먹었다. 애초에 스몰비어에서 떡볶이를 시킨 내 탓이다. 그래도 남자친구와 있으니 기분 좋게 냠냠. 이번주에 재미로 로또를 샀었는데 남자친구는 한 개, 난 단 하나도 안 맞아서 그냥 가게에 걸어두고 왔다. 이제 자동은 안 하는 것으로.
 각각 1,300ml?씩 클리어하고 가게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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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11.29 17:09 삭제 겹댓글 주소

    비밀댓글입니다

    1. Re: Favicon of http://www.7t7l.pe.kr BlogIcon 느림
      2017.11.30 14:04 신고 삭제 주소

      블로그를 이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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