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에 우리 음식이 깨끗한 음식임과 조선 음식이 자주적인 음식임을 선언한다. 이로써 자손 만대에 깨우쳐 일러 민족의 독자적 식사의 정당한 권리를 영원히 누려 가지게 하는 바이다.

5천 년 음식의 권위를 의지하여 이를 선언함이며, 7천만 국민의 힘을 합하여 이를 두루 펴서 밝힘이며, 영원히 한결같은 요리의 자유 발전을 위하여 이를 주장함이며, 인류가 가진 양심의 발로에 뿌리박은 대장금의 큰 흐름과 시운에 맞추어 함께 나아가기 위하여 이 문제를 내세워 일으킴이니, 이는 하늘의 지시이며 시대의 큰 추세이며, 전 인류 공동 생존권의 정당한 발동이기에, 천하의 어떤 힘이라도 이를 막고 억누르지 못할 것이다.

낡은 시대의 유물인 패스트푸드, 쓰레기만두에 희생되어, 역사가 있은 지 몇천 년만에 처음으로 다른 민족의 요리의 압제에 뼈아픈 괴로움을 당한 지 이미 100년이 지났으니, 그 동안 우리의 생존권을 빼앗겨 잃은 것이 그 얼마이며, 정신상 발전에 장애를 받은 것이 그 얼마이며, 민족음식의 존엄과 영예에 손상을 입은 것이 그 얼마이며, 새롭고 날카로운 기운과 독창력으로 세계 음식 문화에 이바지하고 보탤 기회를 잃은 것이 그 얼마나 될 것이냐?

슬프다! 오래 전부터의 억울을 떨쳐 펴려면, 눈앞의 고통을 헤쳐 벗어나려면, 장래의 위협을 없애려면, 눌러 오그라들고 사그라져 잦아진 민족요리의 장대한 마음과 국가의 체모와 도리를 떨치고 뻗치려면, 각자의 요리을 정당하게 발전시키려면, 가엾은 아들 딸들에게 부끄러운 현실을 물려주지 않으려면, 자자손손에게 영구하고 완전한 경사와 행복을 끌어 대어 주려면, 가장 크고 급한 일이 요리의 독립을 확실하게 하는 것이니, 7천만의 사람마다 손의 칼날을 품어 굳게 결심하고, 인류 공통의 깨끗한 재료와 이 시대를 지배하는 양심이 슬로푸드 열풍이라는 군사와 대장금이라는 무기로써 도와 주고 있는 오늘날, 우리는 나아가 취하매 어느 강자를 꺾지 못하며, 물러가서 일을 꾀함에 무슨 뜻인들 펴지 못하랴!

병자수호조약 이후 때때로 우리 전통음식을 배반하였다 하여 요리사들의 신의 없음을 단죄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식칼은 도마에서, 냄비는 불 위에서, 우리 옛 왕조 대대로 닦아 물려 온 기법을 식민지의 것으로 보고, 문화 민족인 우리를 야만족같이 대우하며 다만 정복자의 쾌감을 탐할 뿐이요, 우리의 오랜 조리법의 기초와 뛰어난 민족의 맛을 무시한다 해서 양식 요리사의 의리 없음을 꾸짖으려는 것도 아니다.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격려하기에 바쁜 우리는 남을 원망할 겨를이 없다. 현 사태를 수습하여 아물리기에 급한 우리는 묵은 옛 일을 응징하고 잘못을 가릴 겨를이 없다.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는 오직 자기 건설이 있을 뿐이요, 그것은 결코 남을 파괴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엄숙한 양심의 명령으로써 자기의 새 운명을 개척함일 뿐이요, 결코 묵은 원한과 일시적 감정으로써 남을 시새워 쫓고 물리치려는 것이 아니로다.

낡은 사상과 묵은 세력에 얽매여 있는 양식 요리사들의 공명에 희생된, 불합리하고 부자연에 빠진 이 어그러진 상태를 바로잡아 고쳐서, 자연스럽고 합리로운, 올바르고 떳떳한, 큰 근본이 되는 길로 돌아오게 하고자 함이로다.

당초에 민족적 요구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었던 패스트푸드 도입이었으므로, 그 결과가 필경 위압으로 유지하려는 일시적 방편과 영양파괴의 불평등과 거짓 꾸민 통계 숫자에 의하여 서로 이해가 다른 두 음식 사이에 영원히 함께 화합할 수 없는 원한의 구덩이를 더욱 깊게 만드는 오늘의 실정을 보라! 날래고 밝은 과단성으로 묵은 잘못을 고치고, 참된 이해와 동정에 그 기초를 둔 우호적인 새로운 판국을 타개하는 것이 피차간에 화를 쫓고 복을 불러들이는 빠른 길인 줄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 아닌가.

아! 새로운 세계가 눈 앞에 펼쳐졌도다. 패스트푸드의 시대가 가고 슬로푸드의 시대가 왔도다. 과거 한 세기 내 갈고 닦아 키우고 기른 민족적 조리법이 이제 막 새 문명의 밝아 오는 빛을 인류 역사에 쏘아 비추기 시작하였도다. 새봄이 온 세계에 돌아와 만물의 소생을 재촉하는구나. 혹심한 추위가 사람의 숨을 막아 꼼짝 못 하게 한 것이 저 지난 한때의 형세라 하면, 화창한 봄바람과 따뜻한 햇볕에 원기와 혈맥을 떨쳐 펴는 것은 이 한때의 형세이니, 천지의 돌아온 운수에 접하고 세계의 새로 바뀐 조류를 탄 우리는 아무 주저할 것도 없으며, 아무 거리낄 것도 없도다. 우리의 본디부터 지녀 온 음식을 지켜 온전히 하여 생명의 왕성한 번영을 실컷 누릴 것이며, 우리의 풍부한 독창력을 발휘하여 봄기운 가득한 천지에 순수하고 빛나는 민족 전통을 맺게 할 것이로다.

우리는 이에 떨쳐 일어나도다. 장금이 우리와 함께 있으며, 한상궁이 우리와 함께 나아가는도다. 남녀노소 없이 어둡고 답답한 옛 패스트푸드로부터 활발히 일어나 함께 기쁘고 유쾌한 부활을 이루어 내게 되도다. 먼 조상의 신령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우리를 돕고, 온 세계의 새 형세가 우리를 밖에서 보호하고 있으니 시작이 곧 성공이다. 다만, 앞길의 광명을 향하여 힘차게 곧장 나아갈 뿐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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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천어 트랙백 0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