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1.16 19:05, 김천어 근서

이른바 「일신상의 변명」이라는 것은 유명한(?) 천황기관설 사건 당시에 일본의 국법학자이자 당시에 학사원의 칙선으로 귀족원 의원으로 있던 미노베 다쓰키치 교수가 하였던 연설인데, 이 연설의 내용을 잘 살피면 당시에 어떠한 전후 맥락으로 천황기관설이 학설로서의 위치를 차지하였고, 또한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 지 잘 알 수 있다.

내가 이 글을 번역하고자 하였던 이유는 처음에는 천황기관설 및 미노베 교수에 대한 흥미에서 출발하였다. 읽다보니 지금의 사정에는 맞지 않는 부분이 많으나, 당시 상황에 대한 주요한 참고자료로 기능할 수 있으므로 중간에 그만두지 아니하였다. 또한 미노베 교수가 일갈한 바와 같이 "비평을 하고자 한다면 여기저기에서 잘라 모은 단편적인 문구만을 긁어모아 헛된 비방과 중상의 말을 하기보다는, 진실로 전체를 통독하고 전후(前後)의 맥락을 밝혀 참된 의미를 이해한 연후에 비평해 달라고 하고 싶은 것"이 너무나도 중요한 말이기 때문이다.

언젠가부터 앞뒤 잘라먹고 중간만 부각시키는 풍조가 불기 시작하더니, 대통령을 그것으로 제일 많이 까게 되었다. 특히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문제지만, 판결문 앞뒤를 잘라먹는 과자신보(菓子新報:쿠키뉴스) 등의 행태는 눈 뜨고 볼 수 없는 지경이니 안타까운 실정이다. "무릇 어떠한 학문에서도 그 학문을 전공한 자의 학설을 비판하여 그 정당성을 논하기 위해서는 그 비판자가 해당 학문에 상당한 조예를 가지고 있고, 상당한 비판 능력을 지니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할 것"인데, 비판에 그러한 전제를 깔지 않고 무식을 능력으로 승화시키는 것은 당시의 일본이나 지금의 조선이나 다를 바가 없다. 슬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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