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2.13 16:17, 김천어 근서

일전부터 내가 조선 블로거들이 말을 험하게 한다, 버릇이 없다는 식으로 거론한 적이 있는데, 근자에 도성 남대문(南大門:숭례문)이 전소되기를 전후하여서는 더욱 손(입이라고 해야겠지만 마땅히 블로그에 싸질러 놓는 것은 손이니 손)이 거칠어지는 듯 하다. 물론 남문이 전소된 만큼 사람들의 상심이 큰 것을 알고, 나 또한 밤새 현장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근데 이를 전후하여 블로거들이 싸질러 놓은 현장을 보면 숭례문에 대한 안타까움 보다는, 일단 소방관을 까고, 유홍준을 까고, 문화재청을 까고, 이명박을 까고, 노무현을 까고, 이어 대변을 한 나경원을 까고, 해명을 한 이경숙을 까고, 만평을 한 조선일보를 까고, 그리고 YTN에서 중계를 했던 기자를 까고, 이게 무슨 품위없는 세상인가(내가 품위 운운한다고 고상한 것을 원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남도의 노인들이 하는 욕은 품위가 넘친다).

이 행태를 보면 일단 남대문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것이 어떤 것인지는 불문하고, 국보1호는 일단 비싼 것인데 태워먹었으니 지키지 못한 죄인들 다 죽어라!하는 식으로, 이건 비판도 아니고 일단 까고보자는 식이다. 물론 나도 까는 글이 대성한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지만, 그렇다고 까는 글로 블로그에 사람이 좀 더 찾아오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정신을 차린 일이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살펴보지도 않고 일단 까는 식으로 나아가면 되는 일이 없다. 블로그에 쓴 글 제목에는 공업용 미싱으로 꿰멘다느니, 아니면 죽이고 싶다느니 엽기적이고 괴이하다느니 하는 제목이 걸리는데, 댓글에다가 공업용 미싱으로 꿰멘다느니, 엽기적이고 괴이하다느니 하는 댓글을 쓰면 그것은 왜 악플이 될까. 그것이 악플이라면 제목 또한 악제이고, 글 또한 악글이다.

블로그에 쓰는 글은 결국 그 블로거의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가 된다. 그래서 나 또한 아무튼지간에(누지름)를 보고 느낀바가 많아 내 이름을 걸었고, 내 메일 주소를 걸었다. 좀 더 품위있는 글을 쓸 수는 없을까. 자신의 생각을 진솔하게 표현하는 것은 품위있는 글이 된다, 그리고 논리가 정연한 글 또한 품위있는 글이지만 논리를 생략하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여도 품위있는 글이 된다. 품위없는 글이란 무엇인가. 자신이 싫어하는 일을 일단 까고, 비슷한 부류의 사람을 몰아 자신의 생각과 똑같다는 반응을 얻고자 한다면 자연히 품위없는 글이 될 수 밖에 없다. 까고자 하는 글은 일단 낚는 수단이 있어야 하는데, 이 낚는 수단으로 가장 좋은 것이 거친 글이기 때문이다.

올블로그가 대안언론이라는 이야기의 글(누지름)을 읽은 례가 있는데, 이 또한 상기한 바와 같은 부분이 문제가 되느냐가 생각이 되는데. 금일에 남유진 시장이 참석한 행사에서 들은 이야기가 깨진 유리창 효과라는 것과 마이크로트렌드의 이야기이다. 저런 악글이 성공한 사례가 자꾸 늘어난다면 어찌 나라에 큰 문제가 되지 않으랴. 마땅히 경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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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feeling-diary.tistory.com BlogIcon 비트손
    2008.02.13 16:41 신고 삭제 겹댓글 주소

    진정한 비판은 상대의 흠결을 끄집어 내어 마구 비난하거나 흠집을 내기위한 구실을 찾는것이 아니란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이글이 매우 공감이 갑니다. 좀 더 자극적인 문구와 글을 쓰고 있는 일부의 경우에 대해서 저 역시 걱정이 앞서긴 합니다.

  2. Favicon of http://ex.tistory.com BlogIcon Excretion
    2008.02.13 16:58 신고 삭제 겹댓글 주소

    내가 근래에 사숙하는 다산 선생은 "글은 글쓴이의 마음이다"는 말을 남겼지. 결국 글쓴이의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가 된다는 이야기.
    결국 그런 실없는 소리나 하는 자들은 마음 씀씀이가 그 따위일 뿐이라. 마땅히 무시하여야 하는데, 그들은 그럴싸한 떡밥으로 뭇 사람들을 낚아 처참한 지경에 이르렀으니 이를 어찌하랴...

    1. Re: Favicon of http://www.7t7l.pe.kr BlogIcon 김천어
      2008.02.13 17:29 신고 삭제 주소

      남대문만 태워먹을 것이 아니라 나라를 태워먹을듯.

  3. Favicon of http://yuptogun.tistory.com BlogIcon 엽토군
    2008.02.14 21:13 신고 삭제 겹댓글 주소

    어쩐 일로 보잘것없는 블로그가 링크되어 있는지요. 그저 송구합니다. 다른 사람들 블로그 많이 둘러보면서 남의 말을 더 듣고 살라는 교훈으로 알겠습니다.

    본디 블로그란 어디까지나 개인홈페이지의 경량형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언제부턴가 자기PR 공간으로 와전되고 있는 거 같습니다. 자기 자신에게 충실하지 않거나 자기를 닮지 않은 글이 좋은 글이 될 순 없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요즈음은, 잘은 모르겠지만, 자기를 알리려고 글을 쏟아낸달까 '일부러 만든다'고 할까 그런 느낌을 받을 때가 가끔 있네요.

    1. Re: Favicon of http://www.7t7l.pe.kr BlogIcon 김천어
      2008.02.17 02:20 신고 삭제 주소

      자기 집이라고 생각하면 좋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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