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9.25 23:45, 김천어 근서

예전에는 글을 쓰거나 하면 반드시 번문(飜文)하듯이 새로 쓰고, 또한 퇴고도 거쳤는데 근래에는 그런 일이 팍 줄어들었다. 글 쓸 일이 좀 있는 탓도 탓이겠지만, 이것저것 번거로운 일이 귀찮아져서 그런 것도 있을 것이다.

근래에 번역을 여러차례 하면서도 퇴고를 거의 거치지 못했다. 그러고보니 일전에 번역한 글들을 보면서 고칠 부분이 적지않음을 깨닫기도 했다. 일본국헌법의 경우에는 번역 초기라서 한국어로 완전 편역하기까지 하면서 한국인이 이해하기 쉽도록 하는 측면을 강조하는 바람에, 이제와서 일부분 이해하기 어려울지라도 원문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고 한국어에 존재하는 표현의 경우에는 난해한 표현이나 어려운 글자라도 무조건 살리는 방향으로 나아갔기 때문이다.

존속살 위헌 판결의 경우에는 좀 사정이 다르게도, 저러한 측면 대신 변경한 방침대로 충실히 번역하여서 그 건에 대하여는 문제가 거의 없다. 그러나 원체 장문인지라 번역에 두 달 가량 걸린 것과 마찬가지로, 이 퇴고를 거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로 드러났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역시 문서는 인쇄를 하여 활자로 보아야 헛점이 드러나는 법인데, 이것 인쇄를 하여보니 중간중간 오타도 있고 또한 원문을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음을 깨달았다. 친자(親子)가 바로 그것인데, 이것을 일본에서는 부모자식이라는 뜻으로 주로 사용한다(물론 법률적 측면에서 한국과 같이 친자식을 의미하는 경우도 있다). 번역 당시에는 한자를 부기하니 궁구한다면 그 의미를 파악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제 퇴고를 하면서 생각하니 도저히 조선에서 이를 부모자식으로 이해할 가능성이 희박하다. 게다가 여러 자료를 참고하니 조선에서 부모자식이라는 뜻으로 친자를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전무하기까지 하니 더이상 이 표현을 살려서는 오죽하랴. 그래서 이를 부모자식으로 표기하고 親子를 부기하는 것으로 고치고자 하고 보니 이 표현이 중간부분에서만 등장하였으므로 모두 고치게 되었다.

글 쓸 때에는 역시 퇴고가 가장 중요한데, 번역에 있어서도 퇴고하지 아니하면 낭패를 보는 경우가 반드시 생기리라는 것을 깨달은 근래이다.
  1. Favicon of http://idun.tistory.com BlogIcon drjekyll
    2008.09.29 13:50 신고 삭제 겹댓글 주소

    "글 쓸 때에는 역시 퇴고가 가장 중요한데," - "퇴고하지 아니하면 낭패를 보는 경우가 반드시 생기리라는 것을 꺠달은 근래이다."
    通感하는 바이오. 퇴고까지는 아니어도 제대로 써졌는지 確認과정은 必要하오.

    그리고 조만간 '觀念語事件'은 반박해주겠소.

  2. Favicon of http://dusam.tistory.com BlogIcon dusam2
    2008.09.29 14:43 신고 삭제 겹댓글 주소

    다시 한번 느끼는 것이지만
    님 좀 짱인 듯 '-^b

    근데 감정은 왜 그렇게 썼어염?

    1. Re: Favicon of http://www.7t7l.pe.kr BlogIcon 김천어
      2008.09.29 16:13 신고 삭제 주소

      발로 썼음을 痛感합니다. 그래서 그 件에 대하여는 블로그에 揭載하지 아니할 것입니다.

댓글을 남깁시다 부기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