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유례깊은 인감제도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단계적으로. 그럼 인감대신에 무엇으로 하느냐 살피어 보았더니, 주로 이것저것 하기는 하는데 권리양도에는 신분증사본이나 권리증에 대한 인증을, 재개발 동의 같은 본인동의에는 신분증 사본이랑 자필서명, 보상금 등 수령에는 신분증 사본이랑 통장 사본, 인허가에는 그냥 표기, 임원 임명에는 신분증 사본, 신고에는 신분증 사본이라고 한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권리양도다. 물론 민원에는 인터네트로 공인인증서 써서 할 수 있게 하고, 전자위임장으로 인감증명서를 대신하게 하고, 읍면동에서는 노인들한테 본인서명사실확인서(가칭)을 끊어준다고 한다. 또 공증제도를 확대한다, 뭐 주민등록법을 개정해서 신분증에 서명 등록을 권장한다 이러고 있다.

가장 큰 문제가 서명제도다. 왜 인감증명서를 갖다붙이느냐. 그것은 무슨 계약서든 수령서든 인감을 찍으면 본인인줄 모르니, 인감증명서를 갖다붙여서 본인이 가진 인감으로 찍었소 하고 보증하는 것이다. 인감증명서 발급에도 또한 본인확인을 거치니 이중으로 보장이 되는 것이다.

또한 서명이라는 것, 사인이라는 것이 서구에서 건너온 측면이 큰데(조선에도 수결제가 있었다. 자세한 것은 수결을 참조.). 왜 양코쟁이들은 사인을 쓰냐 살피니, 물론 서구에도 도장이 있었다. 가문도장 같은 것인데, 귀족제가 붕괴되면서 이제 상놈들이 들고 일어난 세상이니 그런 것 필요없다 하여 사인이 급격하게 퍼진 것인데. 이 제도가 무서운 것이 뭐 베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써도 티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나폴레옹 1세가 즉위하고 이기고 지고 귀양가고 하는 동안 사인이 무시무시하게 바뀌었다고 하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례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사인을 신분증에 하든 말든 사인으로 "증명"을 한다는 것이 무의미해지는데 뭐하러 사인을 갖다 붙이나.

특히 신분증 위조는 이미 심각한줄 아는 사람은 다 안다. 8자를 6자로도 고치고, 3자로도 고치는 것이 이 나라 신분증이라는 것을 1980년대 후반 출생자들은 익히 잘 아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게다가 주민등록증 초기판은 몇년 지나면 다 희미해지고 긁히고 지워지는 것이 다반사였으니, 무슨 증명을 하겠는가.

인감사고가 일년에 200건 밑으로 일어난다는듸, 인감증명서 나가는 통수만 일년에 사천만통이다. 사천만통 찍어서 200건 일어나면 그냥 표기오류보다 적지 않냐. 확률로는 0.00048%라는 경이로운 사고율이다. 실제로 인감사고 터지면 제일 1순위로 까보는게 공무원 실수다. 동사무소 주사 주사보들 좀 더 놀아보자고 폐지입김넣었다는 이야기가 보도로까지 나온다. 4년동안 터진 인감사고 773건중에 죽은 사람 인감 도용한게 324건이고, 신분증 도용이 155건, 위변조가 77건이다. 죽은놈 인감 도용하는거랑 신분증 훔치고 위변조하는거랑 비교했을 때에 저정도면 심각한거 아닌가. 공무원이 신분확인 실수해서 터진 것도 68건이다. 이게 무슨 인감의 잘못이냐, 공무원의 잘못이지. 오죽하면 폐지 뒤에 공증업이 그렇게 호황이 될텐데, 공증협회이사(남상우氏)가 "인감증명제도는 95년의 역사를 거치면서 그 필요성이 인정됐고 안정성까지 갖춘 제도"라며 "과연 폐지해야할 만큼 큰 문제를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라고까지 했겠냐.

수억 수십억 거래한다면야 인감을 찍든 전자뭐시기를 하든 당연히 불안해서 하겠지만, 일이백 아니면 일이천 전세거래 하면서 공증찍고 온갖 짓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 인감증명서 천원도 안드는데, 나중에 공증하면 천원밑으로 되나연??? 인감증명서는 생긴거만 보면 되는디, 사인은 펜종류에 따라 힘의 강약 패턴까지 다 봐야되는데 일반사람이 볼 수 있나연??? 필적감정사 키울건가연??? 지금은 인감증명서 뗄 때 신분증 보고 지문까지 보는디, 공증인이 하면 지문확인도 하나연??? 옛날에 조폐공사 국감할 때 주민증 위조 적발 건수가 2002년 240건, 2003년 300건, 2004년 372건이었다. 과연 지금은 그것보다 더 줄었을까? 늘었으면 늘었지, 줄지는 않았을게다.

사실 이에 대해서 조선일보에 윤배경 변호사가 한 말이 있는데, 사건이 터지면 돈 들고 튀는 놈이 나타나는데 결국에 소송을 걸데를 찾다보면 공무원이 실수한거라 국가나 지자체에 소송을 걸고, 그러면 결국 공무원과 담당기관은 패닉에 빠진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건 정부가 엄살피우는 거에 불과하고, 국민이 세금을 내는 이유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기대때문이라고 하는데.

아마도 이 상황의 이면에는 현 정부 고위직에 있는 누가 인감때문에 한번 데여서 인감이면 학을 떼는게 아닐까 생각하는데, 진위는 저 너머에. 하여간 이런 좋은 제도를 뭣하러 폐지하냐. 올초에 인감 등록하고, 임원 등록한게 아까워서 이러는건 절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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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8.01 11:01 신고 삭제 겹댓글 주소

    헐.. 인감제도가 폐지되요?? 전혀 모르고 있었네요 ㅠㅠ
    아니 대체 왜 폐지할까요..? -_- 서민들 돈거래하는건 거래도 아니라이건가요 -_-
    저도 싸인애용하지만 할때마다 달라지는게 싸인인데..
    진짜 높으신분이 인감에 크게 한번데였거나 증명서 떼주기 귀찮아서 그런거로 밖에는 안 보이는데..
    완전 어이가 없습니다.

  2. wrdfg
    2009.08.01 12:39 신고 삭제 겹댓글 주소

    하는짓들이 다 초딩수준이래서 그래요머리가 나쁜걸 어덯합니까대학 등록금도 그렇고 참 이해할수가 없네

  3. lono
    2009.08.02 19:24 신고 삭제 겹댓글 주소

    인감제도를 폐지하는 이유는 위조가 너무 쉬워서이고,
    한번 위조를 하면 가려내기 어려워서입니다.
    위조건수가 적다고 하더라도 그게 수천만원에서 억대의 금전이 관계된 일이라면 이야기가 다르죠..
    제가 보기에는 바뀐제도는 인감을 서명으로 대체하는게 아니라 인감이나 서명을 의미없게 하고 다른 공증제도를 도입하는 것 같네요.

    1. Re: Favicon of http://www.7t7l.pe.kr BlogIcon 천어
      2009.08.02 23:56 신고 삭제 주소

      위에서 썼다시피 인감 확인을 신분증 확인으로 대체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글을 읽으시고 확인 부탁 요망.

      그리고 새 공증제도의 문제점은 밑에 적었습니다?

  4. Favicon of http://umduso12@naver.com BlogIcon 홍길동
    2009.08.02 22:11 신고 삭제 겹댓글 주소

    인감 위조보다 사인 위조가 더 쉽죠. 그리고 공증제도도 믿지 못하겠거니와 왜 국민들에게 경제덕인 부담을 가중시킵니까. 아무 탈없이(탈은 전체 인감건수의 극소수) 잘 하고 있는 것을 몇몇 행안부 간부들의 행정편의주의 때문에 폐지하려는 의도임이 분명합니다. 한국인장문화(인감제도)는 세계의 자랑이요 우리만의(주변 아시아나라에서도 하고 있음.) 뿌리이므로 꼭 지켜 나갑시다.

    1. Re: 인감이라
      2009.09.15 16:13 신고 삭제 주소

      1914년 일제시대 일제에 의해 도입된게../ 문화 유산이라.. 일본꺼라 해서 무조건 나쁜건아니지만.. 뿌리라고 보기에는 좀 글네요..

  5. Favicon of http://azcaprice.tistory.com BlogIcon 아르제크
    2009.08.03 07:55 신고 삭제 겹댓글 주소

    이 캐쩌는 추천수에 비해 빈곤한 댓글은 뭐란 말입니까 ㄱ-.......
    근데 꼭 글도 다 안읽어보고 댓글다는 사람이 있지요 큭;

    사실 뭐 폐지해서 앞으로 더 잘할꺼다 라고 하면 할말은 없지만.....
    폐지시켰다가 괜히 사고 함 터져갖고 부활시킬 상황이나 되면 좋겠군요 ㅋㅋ
    그럼 이 정권 삽질록에 여병추....

    1. Re: Favicon of http://www.7t7l.pe.kr BlogIcon 천어
      2009.08.03 10:05 신고 삭제 주소

      글을 안읽고 추천도 하나봅니다...

    2. Re: Favicon of http://azcaprice.tistory.com BlogIcon 아르제크
      2009.08.03 10:27 신고 삭제 주소

      그거 진짜 신기하다니깐...........

  6. Favicon of http://yuptogun.tistory.com BlogIcon 엽토군
    2009.08.08 10:16 신고 삭제 겹댓글 주소

    다 좋은데 하나만요

    <학(질)을 떼다: (말라리아가 낫다→) 간신히 괴롭고 귀찮은 일을 '벗어나다'.>
    →"인감이면 {간신히 괴롭고 귀찮은 일을 벗어나}는 게 아닐까 생각하는데" ???
    →"인감이면 {진저리를 치/질색팔색하}는 게 아닐까 생각하는데" (※‘질색팔색’은 표준어가 아니지만 속어적 어감으로 사용 가능하여 권함)

    1. Re: Favicon of http://www.7t7l.pe.kr BlogIcon 천어
      2009.08.08 12:41 신고 삭제 주소

      학을 떼다의 원형이 학질을 떼다인거는 맞는 거 같은데, 학질을 떼다를 괴롭~벗어남을 의미하고, 학을 떼다는 어떤 것에 질리다는 표현으로 쓰는 경우가 있음. 민충환, 박완서 소설어사전, 백산출판사, 2006년, 295쪽.

  7. 이서준
    2010.03.11 12:00 신고 삭제 겹댓글 주소

    인감증명 발급하는 사람으로서 한 말씀만 드리겠습니다.

    필자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인감증명제도는 정말 대단한 제도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다만, 그 인감증명의 운영방식이 얼마나 원시적인지만 말씀드립니다.


    인감증명 발급받으러 온 사람의 사진(10년도 넘은 사진도 있음)을 담당자가 눈으로 보고 본인임을 확인해서 인감증명이 발급됩니다.

    인감증명 담당공무원은 특별히 눈썰미가 좋은 사람도 아닐뿐더러 눈에 특별한 장치를 하는 것도 아니지요.

    하루에도 적게는 몇십건~백여건. 많은 곳은 수백건의 인감증명을 발급하는데 단 한건이라도 본인확인 실수를 하면 막대한 손해배상 책임이 부과되지요.

    사기를 치고 범죄를 저지른 인간은 따로 있지만 국가의 녹을 먹는 공무원이 응당 그 책임을 져야하지요.

    기타 하고 싶은 말은 많으나 지저분 할뿐이고..
    저도 이 자리에 서기 전까지는 인감 하나 떼주면서 어지간히 까탈스럽게 군다고 욕을 했던 사람 중 1인으로서 그만 쓰겠습니다^^

    1. Re: Favicon of http://www.7t7l.pe.kr BlogIcon 천어
      2010.03.11 18:36 신고 삭제 주소

      그래서 국가에서 녹을 드리는 건데요....

      그냥 비슷하면 수천만원 오고가는 인감증명서 떼주는 쉬운 일 하는데 녹을 그만큼 주지는 않아요.

  8. 글쎄여
    2010.03.15 10:34 신고 삭제 겹댓글 주소

    공증제도가 안전하긴 합니다만 공증제도에 들어가는 비용은 국가에서 지급할 수는 있답니까? 안전하게 하는거 누구나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우리집 홍채인식 자물쇠에 세콤달아 놓고 한달에 얼마씩 내면 지킬수 있겠지만 훔쳐가는 것보다 돈 더많이 들겠네여.... 좀더 적은 비용으로 지키고 싶은거죠~ 이눔의 정권은 도무지 잘사는 놈, 힘 있는 놈 입장에서만 제도를 바꾸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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