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12 02:20, 김천어 근서


창학 5주년에 즈음하여
(농담대학교 개교 4주년 기념사)


 사랑하는 농담대학 구성원 여러분, 농대가 드디어 개교 4주년을 맞았습니다. 지난 4년을 되돌아보면, 이 4년의 세월은 새로운 천년을 준비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농담입국 구국농담.
 농대는 그간 교시 아래에, 농담 발전을 위한 자랑스러운 역사를 선도하여 왔습니다. 입국(立國), 즉 나라를 바로 세우는 이념은 어선조의 발전에 지대하게 기여하였고, 구국(救國)은 곧 남조선의 발전에 이바지하였으리라 믿습니다.

 야생의, 자연세계에서는 약육강식과 진화의 원리가 지배합니다. 적자는 생존하는 것이 곧 법칙이 되고, 생물들은 그 법칙에 따라 살아갑니다. 그러나 우리 인간사회는 다릅니다. 서로 화합하고, 도우며, 즐겁게 살아가는 원리에 따라 이루어집니다. 인류사회의 발전을 이끌어 왔고, 문화적인 아름다움을 누리게 된 것도 이러한 인류사회의 공정한 이론 덕분입니다.

 그러나 인류사회는 또한 슬픈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양차 세계대전과 6·25 동란을 거치고, 한국에서 벌어진 4·3 사건, 5·18 광주 사건 등 피의 참상은 다시 회상해보면 어떻게 인간이 이럴 수 있었는가 싶기도 합니다.

 농대의 교시인 ‘농담입국 구국농담’은 바로 이러한 반성에서 출발한 것이기도 합니다. 인류사회에서 서로의 즐거움을 빼앗고, 좀 더 자신을 위하는 일에서 모든 다툼은 출발하게 됩니다. 그 즐거움을 함께 누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끊임없이 사유하고, 즐거운 대화를 통해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농대의 창학정신이자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이러한 농대의 문화적 아이콘이 바로 교표와 참새입니다. 교표를 자세히 보면 알 수 있듯이, 교표는 농대의 여러 상징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모든 진리가 출발하는 책, 그리고 평화를 상징하는 월계관, 그리고 대화에 필요한 커피를 젓는 커피스틱, 그리고 노인에게 꼭 필요한 지팡이가 그것입니다. 늙어서도 농담하는 것이 바로 농대의 목표입니다. 참새는 정말로 작은 새입니다. 그렇지만 참새는 생태계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존재이고, 쉴새 없이 지저귑니다. 서로 대화를 통해야 모든 평화가 이룩됩니다. 그야말로 참새의 가치가 지대하다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맛있습니다.

 목련과 목련나무는 또 다른 차원의 상징입니다. 인류 역사에서 그 존재를 의심받아 오면서도, 언어 문화에서 사라지지 않은 것이 바로 농담입니다. 추운 겨울을 견뎌내듯, 목련의 생명력이 농담의 생명력을 표상하는 것입니다.

 지난 4년, 농대와 함께한 이러한 상징의 역사는 바로 교시에 부합하는 것이었습니다. 인류사회를 보다 평화롭고, 보다 즐겁게 하는 것은 앞으로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이제 우리는 또 다른 4년, 그리고 10년을 준비해야 합니다.

 중세 이후 대학의 설립은 새로운 지식의 보급과 스콜라를 졸업한 이들의 지식에 대한 욕구에서 출발하였습니다. 십자군 원정을 통해 구라파는 새로운 지식에 직면하게 되었고, 문화적 교류를 통해 유입된 이러한 지식들은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게 됩니다.

 University라는 단어는 모두를 의미하는 universitas에서 유래합니다. 전문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가진 사람이 모여 결합한 결사체에서 출발한 대학이 바로 파리 대학이나 나폴리 대학 등 최초의 대학에 해당합니다. 서로 배우고 가르치는 공동체인 것입니다.

 어떤 견해에 다르면 유니버시티는 ‘교수 중심의 조합’에 학생이 결합한 것이고, 칼리지는 ‘학생 중심의 조합’에 교수가 결합한 것이라 합니다. 충분한 근거는 부족하지만, 농대의 성격을 나타내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대학은 독립된 사회이자 자유로운 사회입니다. 그렇기에 농대는 최후의 자유로운 농담의 보루이자, 최전선이기도 합니다.

 대학의 자치와 다양한 교류는 그럼 어디에서 비롯하는 것일까요.

 대학은 근본적으로 지적 측면에서 출발합니다. 학문적인 발전을 위해 이러한 대학의 가치가 뒤를 지지하는 것입니다. 학문적 권위와 진리 탐구 아래에 다양한 발전을 가한 것은, 바로 이러한 목표에서 비롯합니다. 고유의 지식과 새로운 지식이 결합하는, 다양한 문화적 교류를 통해 나오는 이러한 성과야말로 인류 사회에 이바지하는 대학의 고유한 가치입니다.

 이처럼 대학과 지성의 궁극적 목표는 보다 나은 인류사회를 만드는 데에 있습니다. 이를 위해 대학은 좀 더 외부와 교류하고, 소통하며, 호흡해야 합니다. 좀 더 나은 세상, 좀 더 정의로운 사회, 좀 더 풍요로운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이 대학사회의 중요한 책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사회의 변화는 또 다른 위협을 가져옵니다. 사회의 발전과 대학이라는 존재의 성장은 대학의 정체성을 모호하게 하고 있습니다. 대학이 지식을 보증하지 못하고, 발전을 보증하지 못한 채로 자본에 의하여 예비 노동자를 생산하는 공급기지로서의 정체성을 강요당하게 됩니다.

 그러나 대학이라는 존재는 이미 천년 이상의 시간을 통해 구성되어 온 사회입니다. 그 목적과 존재 자체가 바로 인류사회를 위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히 한국사회에서 나타나는 학문적 위기 국면은 이러한 대학의 존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특히 모 기업이 주도하여 서울 흑석동 모 대학을 인수하자 엄청난 격변이 일어났습니다. 아오, 이게 뭔가요. 모 재벌이 주도하는 대학은 어떠한 대학일까요. 박모 재단 이사장은 “대학의 주인은 엄밀히 말하면 학교법인이며 교수와 교직원은 직장인, 학생은 교육 서비스를 받는 대상”이라는 엄청난 발언을 한 바 있습니다.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흑석동 모 대학은 그냥 흑석직업학교가 되는 것입니다.

 대학의 가치는 돈이 아니라, 학문적 공동체로서의 사회적 제도입니다. 그 규칙에 따라 학문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야말로 대학을 위한 모든 제도의 출발점이 되는 가치입니다. 그런 가치에 자본은 오히려 미친 이론을 들이댑니다. 자신들은 교육업자라면서 고객을 내치고, 고객이 원하는 바 또한 이루어내지 못합니다.

 학문적 공동체로서의 대학과 유사한 제도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신앙적 공동체입니다. 만일 자본이 이러한 신앙적 공동체, 이를테면 교회나 사찰을 인수한다면 어떻게 되나요. 우리는 바로 이런 것을 사이비종교라고 부릅니다. 자본주의의 영리활동이 그 성찰 없이 아무데나 파고드는 것이야말로, 제도의 건전성과 가치를 파괴하는 것입니다.

 우리 농대는 인류의 소중한 가치, 대학의 소중한 가치에 관심을 두고 출발하였습니다. 과연 대학은 어떠한 존재가 되어야 하는가, 학문적 공동체로서의 자유로운 대학 이념을 창달하는 것은 어디에서 출발하는가. 이러한 고민에서 바로 농담대학교라는 새로운 형태의 학문 공동체를 형성하게 된 것입니다.

 농대 구성원 여러분.

 앞의 이러한 가치들, 즉 대학과 인류사회의 가치들, 그리고 농대의 가치에 주목하는 것은 농대만의 일이 아니라 인류사회 모두의 일입니다. 그리고 농대 구성원 여러분이 함께하여 이룩하는 일입니다.

 평화로운 지구 인류사회와 새로운 새천년의 디자인.
 바로 농대의 미래가 인류 사회의 미래입니다.
 인류 사회의 미래는 바로 농대의 미래입니다.

 서로 함께하며 지난 4년을 되돌아보고, 창학 5주년을 맞는 감개가 새롭습니다.


 감사합니다.


갈치5년(2010년) 12월 12일
농담대학교 설립자 겸 어선왕조 국왕
농담대학교 교무처장
김    천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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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www.twitter.com/ymethica BlogIcon 유민
    2010.12.14 23:03 신고 삭제 겹댓글 주소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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