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6.29 08:51, 김천어 근서

성적이 나왔습니다

성적이 나오신 뒤로 나는 화면을 볼 수가 없습니다.
까닭은 성적을 위하느니보다 나를 위함이 많습니다.

나는 수업에 들어간 일이 적으므로 배운 것도 없습니다. 노트도 없어서 필기나 요약을 꾸러 동기에게 갔더니, 동기는 ‘자체휴강은 염치가 없다. 염치가 없는 사람은 성적이 없다. 너를 도와주는 것은 죄악이다’고 말하였습니다. 그 말을 듣고 돌아나올 때에 쏟아지는 눈물 속에서 성적이 나왔습니다.

나는 교과서도 없고 다른 까닭을 겸하여 불법복사본이 없습니다. ‘교과서 없는 자는 수업권이 없다. 수업권이 없는 너에게 무슨 시험이냐’하고 답안지 뺏어가려는 교수가 있었습니다. 그를 항거한 뒤에, 남에게 대한 격분이 스스로의 슬픔으로 화(化)하려는 찰나에 성적이 나왔습니다. 아아! 온갖 학사 조치는 민주화 열사들과 빨갱이 시위꾼만을 제사지내는 연기인 줄을 알았습니다.

재입학을 할까, 학적부의 첫 페이지에 휴학칠을 할까, 반수를 할까 망설일 때에 성적이 나왔습니다.




(출전:2011년 6월 21일 발굴작)
신고
  1. 뉸갈치
    2011.07.08 03:34 신고 삭제 겹댓글 주소

    이 시리즈 대체 뭐입니카;ㅅ;ㅅ;

    1. Re: Favicon of http://www.7t7l.pe.kr BlogIcon 김천어
      2011.07.14 19:34 신고 삭제 주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댓글을 남깁시다 부기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