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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1.08 아미노 요시히코의 『일본이란 무엇인가』
  2. 2008.01.08 아미노 요시히코
일본이란 무엇인가 - 10점
아미노 요시히코 지음, 박훈 옮김

전후(戰後) 역사학은 '일본'자체에 대해 진정한 역사적 시각을 전혀 지니지 못하고, 지극히 오랜 옛날부터 하늘에서 내려온 것처럼 '일본'이 존재했다는 식으로 막연하게 인식하는 데 머물렀다. 이 책은 일본 열도에서 수십만년 전부터 영위해온 인류사회의 역사 가운데 '일본국'의 위치를 설정하고, 약 1300년에 걸친 '일본국'의 역사를 철저하게 총괄하여 그 실체를 백일하에 드러내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다. 패전 전의 '망령'들이 그 모습을 바꾸어 우리들 앞에 분명히 드러난 지금이야말로 그 총괄작업을 개시할 최적의 싯점이다.


위 박스에 들어있는 서평의 경우, 여러 사이트를 찾아 길이와 내용이 적절한 것을 찾는데, 대개 좋은 책의 경우 서평만으로 드러낼 수 없는 내용들이 많은데 이 책이 바로 딱 그런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미노 요시히코(網野善彦)씨의 호칭을 뭣이라고 할까 마땅치 않으나, 생전에 카나가와 대학에서 교수를 지냈으므로 아미노 교수라고 약칭하도록 하자. 생전이라고 표현한 것은, 이 책이 한국에 소개된 2003년의 이듬해에 안타깝게도 향년 76세로 폐암으로 영면하였으므로 이미 고인이 된 분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의미로 가장 중요한 것은 아미노 교수의 학술적인 역사에 있어 말년에 나온 책이기에 그의 학술적 생애의 말미로, 일본인으로서 일본에 대한 역사적 시각으로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일본론(日本論)'에 대한 시각을 제시했다는 것 뿐만 아니라, 그를 통해 동북아 국가가 종전(終戰) 이후 새로운 아시아의 역사를 만들어 나가는 데에도 충분히 생각할만한 화두를 떠올리게 했다는데 있다.

아미노 교수는 중세사학자로 분류된다고 할 수 있는데, 그의 초기 연구에서 일본의 중세라고 할 수 있는 바쿠후[幕府] 시대의 여러가지 탐구가 드러나는데 비해 후기로 접어들수록 '일본론'이라는 주제와 열도(列島)의 역사에 대한 깊은 고민과 통찰이 드러나고 있기에 중세사학자가 아니라 한 일본인의 평처럼 '역사철학자'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는 분이다.

이 책의 옮긴이(박훈 옮김)의 말에서 지칭하는 '아미노 사관(史觀)'은  '국민국가론'ㅡ국가와 국민, 민족을 상대적으로 바라보는ㅡ의 성과를 흡수하면서도 우리가 익숙하게 접하는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 식의 국민사관론ㅡ이란 용어는 이 글에서만 통용하는 임시칭이다ㅡ이나 '요미우리-쮸우꼬오(讀賣-中公) 그룹'ㅡ옮긴이의 말에 따르면 이들은 국민사관론과는 적대적 관계를 유지하며 일본근대사에 대한 부정 일변도의 시각에 거부감을 보이며 '일본'에 대한 내용을 재구성하려는 집단이라고 한다ㅡ과 '진보사관'ㅡ의 경우는 맑스주의적 근대역사학ㅡ의 세 관점에 대해 모두 문제를 제기하는, 한국에서라면 '반골(反骨)'이라고 불릴지도 모르는 독특한 역사적 시각을 전개한다.

이 책은 '일본'이라는 관념에 대한 의문과 함께, '천황'이라는 명칭이나 '일본'이라는 명칭이 가지고 있는 특수성과 '민족성'이라고 부를만한 여러가지 상징들에 대해 비판을 제기한다. 그러면서도 또한 '일본'의 역사에서 드러나는 여러가지 특이한 점에 주목하면서, '일본'의 특징에 대해 꼼꼼하게 짚어내고 있다는 것은 한국에서 보기에도 상당히 정교하고 의미있는 기술(記述)임에 틀림없다.

또한 아미노 교수가 '일본인'으로서 '일본해(日本海)'에 대한 비판을 제시하는 것도 우리는 고민해 보아야 할 문제일 것이다. 과연 '동해(東海)'나 '동한국해(東韓國海)'라는 명칭이 가지는 당위성이라거나, '청해(靑海/淸海)'라는 명칭에서 나타나는 부분이라거나. 이런 점을 고려하면서 한국과 일본간의 관계를 새로 구성해야 할 필요성이라는 점까지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또 덧붙이면 옮긴이인 박훈氏의 번역은 상당히 괜찮으면서도, 외래어 표기에서 한국어의 특유성을 잘 살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외래어표기법'과는 맞지 않을지 몰라도, 일각에서 주장하고 있는 '외래어 표기법 개정'에 대한 논의를 생각하면, 상당히 합리적이고 편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 요시히코/요시히꼬)

그리고 이 책이 일반 독자의 시각을 고려해 쉬운 편이라고 해도, 여전히 일본사에 문외한인 한국사람들에게는 많이 어려울 것이므로, 일본사에 대한 짧은 개관 정도는 훑어본다거나 지도를 펼쳐놓는 것이 참으로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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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노 요시히코

2008.01.08 03:28 from 신사어람단
아미노 요시히코(網野善彦, 1928년 1월 22일 ~ 2004년 2월 27일)는 일본의 역사학자이다.

야마나시 현 히가시야쓰시로 군(지금의 후에후키 시)에서 에도 시대부터 지주였던 집의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증조부는 야마나시 중앙은행의 전신이던 아미노 은행의 창업자이다.

어릴 때에 도쿄 시 아자부 구(지금의 도쿄 도 미나토 구)로 이사했다. 1947년에 도쿄대학 문학부 국사학과에 입학하고, 이즈음 일본공산당에 입당한다. 민주주의학생동맹 부위원장 겸 조직부장이 되기도 했으나, 이후 운동에서 떨어져 나왔다.

1950년에 도쿄대학 문학부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경제인이자 민속학자로 유명한 시부사와 게이조의 일본상민문화연구소의 분실에 들어가 어촌의 고문서나 장원 연구에 전념했다. 여기서 나카자와 마치코와 만나 1955년에 결혼한다. 약혼반지를 살 수 없을 만큼 가난해 커튼 링을 선물했다는 일화가 있다.

1955년에 연구소를 나와 나가하라 게이지의 도움으로 도쿄 도립 기타조노고등학교의 교사가 되었고, 1966년까지 근무했다. 학교에서는 부라쿠 해방 연구회 고문을 맡으면서, 도쿄대학 사료 편찬소에 다니며 고문서를 필사해 1966년에 《중세 장원의 양상》(中世荘園の様相)을 펴냈다.

1967년에는 도쿄대학의 선배들의 도움으로 나고야대학 문학부 조교수에 취임했고, 1980년에는 가나가와대학 단기대학부 교수가 되었으며, 이후에 경제학부 특임교수가 된다. 2004년에 도쿄 도의 병원에서 폐암으로 사거했다.


연구

중세의 장인이나 기예인 등의, 농민을 제외한 비정주인(非定住人)의 세계를 밝히고, 천황을 정점으로 하는 농경 국민의 국가로 여겨지던 일본의 모습에 의문과 함께 큰 영향을 주었다. 또한 중세부터 근세에 걸친 역사에서 백성의 신분에 속한 사람이 반드시 농민 뿐만 아니라, 상업이나 수공업에 종사하던 사람들이었다는 사실을 실증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학설에는 비판이 많지만, 일본 사학에 민속학으로의 접근을 시도했다는 사실과, 학제간 연구를 도입한 공적은 널리 인정받고 있다.

2007년 5월부터는 《아미노 요시히코 저작집》(網野善彦著作集, 전 18권, 별권 1권)이 이와나미 쇼텐에서 간행이 시작되었으며, 2000년에 간행된 《일본의 역사 - 일본이란 무엇인가 -》는 아미노 사관을 집대성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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