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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2.09 동호문답을 읽으며
무릇 천시天時와 지리地理가 갖추어졌으나, 인화人和가 갖추어지지 않아 실패한 사례는 고금古今에 셀 수 없이 많은 법이다. 무릇 기말고사期末考査를 맞이함에 있어서도 때가 갖추어지고, 환경이 갖추어지더라도 사람이 공부치 아니하면 양적(良積:좋은 성적)을 얻기는 어려운 법이다.

나 또한 인화 이외의 양 조건은 마땅히 구비하였으나, 그 인화를 다하지 못하였으므로 지금 이날에 이르러 이율곡(李栗谷:이이, 1536~1584) 선생의 『동호문답』東湖問答이나 읽는 처지가 되었다.

선생께서 해동(海東:조선)에 좋은 군주와 좋은 신하가 만나기 어려운 사정에 대하여 논하였으므로, 나 또한 선생께서 떠나신 뒤의 사정을 마땅히 상고詳考하고자 하노라. 무릇 아동방(我東方:조선)에 백성百姓이 주인이 되는 나라가 왔으니, 그 군주君主는 없을 것이나 군은 있다고 할 것이다. 민국(民國:대한민국)이 들어선지 여러 해가 지났으나 마땅히 도 펼치지 않으려는 자는 없었다. 허나 박통(朴統:박정희, 1917~1979)이 들어선 이래로 그 도를 세울 구상은 않고 양민(養民:백성을 먹여살리기만 하는 정치)하는 데에만 힘을 쏟았으니, 그야말로 자포자기自暴自棄하였다 할 것이다.

선생께서 이르시기를 “군주[人君]의 재능과 지혜가 출중하여 뛰어난 영재들을 잘 임용할 수 있으면 치세가 될 것이고, 비록 군주의 재능과 지혜가 모자란다 하더라도 현자를 임용할 수만 있으면 치세가 된다”고 하였으니, 요순우탕문무주공堯舜禹湯文武周公의 치세가 이러하다. 또한 “군주가 〔재능과 지혜가 출중할지라도〕 자신의 총명만을 믿고 신하들을 불신한다면 난세가 되고, 군주가 〔재능과 지혜가 부족하여〕 간사한 자의 말만을 편중되게 믿어 〔자신의〕 귀와 눈을 가린다면 난세가 된다”고 하였으니 하걸(夏桀:하나라 걸왕)과 상주(商紂:은나라 주왕), 수의 양제煬帝와 당의 덕종德宗이 이러한 난세의 임금이라 할 것이다.

무릇 민국(民國:대한민국) 조정朝廷과 재야在野의 사정을 살핀다면 현군(賢君:어진 임금)이 등장할 것임은 무리라 할 것이므로 현신(賢臣:어진 신하)을 바라는 것이 옳겠으나, 양민養民에만 신경 쓰게 되어 한낱 숫자에만 집착하고 또한 나아갈 앞길을 보고자 하지 않을뿐더러 현신賢臣은 불구하고 양신(良臣:좋은 신하)조차 찾기 힘드니 슬픔에 절어 있을 수밖에 없도다.

시험試驗과 종교(終交:사귐이 끊어짐)를 비롯하여 공사公私가 다망多忙할뿐더러 애끊는 이 마음을 달랠 길이 없으므로, 하동관(河東館:조선 경도京都의 육탕肉湯 전문점)에 몸을 의탁코자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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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천어 트랙백 0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