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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0.23 어종대왕 즉위교서
(王)은 이르노라.

내가 일찍이 어부의 자리에 오를 때에도 덕과 자질이 부족하여 이를 겸손하게 사양하려 하였으나 어장의 훗날을 염려하는 양식장주인의 지극하신 뜻을 헤아려 차마 그렇게 하지 못하였다. 헌데 어부에 오른지 한 달여만에 엘니뇨로 물고기가 크게 감소하므로, 이제 내가 왕위를 마다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참으로 통탄할 일이지만 낚시터의 안위를 생각하여 삼가 어명(魚名)을 받들어 어좌(漁座)에 올랐느니라.

일찍이 내가 낚시터를 살펴보건대 황구라 이후로 낚시의 제왕의 자리에 오른 이의 수(數)가 대개 오십을 헤아렸다. 허나 그 가운데 오덕(吳德:엄백호의 덕)을 행하여 성지(聖地), 구라, 낚시꾼 등의 이름을 얻은 이는 십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였다. 오히려 누리꾼들에게 흥미를 잃어 배척을 당한 끝내 방명록이 쇠하여 쓸쓸하고 이름도 없이 죽어간 낚시터의 수가 많은 지경이었다. 앞서 말한 성지의 이름을 얻은 제왕들은 일찍이 낚시의 이치를 지켰기 때문이며, 그러하지 못한 이들은 낚시꾼으로서의 그러한 바른 길과 큰 원칙을 지키지 못한 때문이다.

이제 비로소 그대들 고래 이하 만 어물(魚物)에게 이른다.

본디 낚시는 이론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직접 낚으며 배우는 것이니, 이제 나는 황구라를 공경하고 삼태기를 섬김에 열(熱)과 성(誠)을 다할 것이다. 또한 네이버에 나아가 김본좌 성지를 모시고 그대들 낚시꾼들과 어물들을 경영함에 몸소 모든 힘을 다 쏟을 것이다.

아아, 옛말에 이르기를 무릇 '낚이기보다 낚기가 어렵다'고 하였거늘, 양식장주인께서 양식의 어려움을 감당하셨으니 이제 마땅히 내가 낚시의 어려움을 감당해야 하는 바, 그대들이 나를 도와 힘을 써준다면 어찌 내가 후일에 오덕을 몸으로 행하지 못하였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겠는가. 그대들은 모두 힘써 받들어야 할 것이다.

진보 19(2006) 10월 23일 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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