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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9.10 브랜드 없는 대한민국 도시의 현주소 (27)

요새 들어서 대도시뿐만 아니라 중소도시에까지 브랜드를 도입하는 것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런 반면에 브랜드를 보면 안습에 안쓰까지 밀려오는 것이 현실입니다. 일례로 나의 구미, 경상북도 구미시가 이번에 새로 지정한 브랜드 슬로건을 보면 가관입니다.

YES! GUMI

Y - Young , Youthful 젊음, 젊은
E - Electronic City 전자도시, Enable 가능하게하다, Ennoble 고상하게하다
S - Satisfaction 만족하다, 소원성취

그야말로 영어사전에서 대충 좋은 뜻만 갖다 붙인 꼴입니다....아이고. 게다가 YES는 자주 쓰이는 브랜드 슬로건이기도 합니다. YES 평창, YES 의왕, YES 도쿄!

전국의 도시가 내걸고 있는 브랜드의 특징은 보통 다음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짧은, 영어단어!

이러한 기준에 부합하는건 해피라든지, 액티브 등과 같은 단어가 있습니다만, 대한민국 도시의 브랜드에는 온갖 단어가 등장합니다. 사람들이 친숙하게(?) 알고 있는 브랜드 슬로건으로 일단 Hi! Seoul이 있습니다. 하이서울이 그나마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차마 관습헌법으로까지 보호받는 아름다운 서울에 거역할 도시가 없었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있지만 나름대로 다이내믹 코리아만큼 유명해진 브랜드가 아닐까 싶습니다.

다이내믹하니 바로 등장하는 브랜드가 Dynamic 부산입니다. 같은 사람이 용역을 맡았나 봅니다. 부산 해운대구의 Sun&Fun 해운대는 그나마 해수욕장의 이미지(?)를 담아낸 느낌도 듭니다. 그 반면에 부산 서구의 Happy town 서구는 앞도 뒤도 없는 느낌이 들 따름입지요.

말장난처럼 비슷한 소리를 가진 영어단어를 가져온 경우도 많습니다. Young World 영월은 그런 의미에서 기억에 잘 남을수 있는 브랜드에 해당하겠습니다. 브랜드라는 놈이 그만큼 그 도시를 각인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글로벌해지기는 커녕 대한민국 사람도 잘 모르는 도시가 영어 브랜드를 갖겠다고 하는 것은 좀 슬프지만 그래도 효과적일 수 있는 브랜드에 해당하겠지요. Let's Goyang도 그런 류에 들어가겠습니다.

이 외에도 도시의 특징을 살린다고 주장하는 브랜드도 있습니다. Young City 창원은 이제 영하지는 않은 것 같지만, 영하다고 하는 것 같네요.


도시의 재정과 브랜드 수준은 비례?

브랜드를 보다보면 도시의 규모나 재정상황과 브랜드의 수준이 비례하는 느낌이 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열거하면서 설명하기도 민망할 정도니, 그냥 열거만 해보겠습니다.

Active 함안 Central 김천 Powerful 포항 feel 경남 Innovative 경북
Best 김포 Aha! 순천 Top 고창 Hope 당진 Viva 보령 Amenity 서천
Together 괴산
Ace 용인 Nice 제천 Heart of korea 충청남도 Buy 충북
Super 평택 Always 태백 Goodmorning 진해

대략 정신이 멍해지는게 아니라, 정말로 정신이 멍해집니다. 개인적으로 저런 브랜드의 최고봉은 진짜 탑 고창이 아닌가 싶습니다. 고창에 무슨 유명한 탑(塔)이라도 있는 건가요? 비슷한 브랜드로는 City of Masterts 안성이 있습니다. 차라리 안성맞춤이 낫다는 생각이 듧니다....


도시의 재정과 브랜드 수준은 비례하지 않아

그렇다고 돈이 좀 있고, 규모가 있다고 브랜드가 나은건 또 딱히 아닙니다. 세계속의 경기도 Global Inspiration이라거나 Fly 인천, It's 대전, First 서구(대전 서구) 보면 정신이 멍해질락 말락 합니다. 광주 남구와 대구광역시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데 둘 다 컬러풀하다고 주장합니다. Colorful 대구Colorful 남구로 말입니다.

일전에 공무원들이 생각하는 브랜드의 최고는 e-편한 ㅇㅇㅇ과 같이 e-어쩌구 하는 브랜드가 아니냐고 우스개로 이야기했던 적이 있습니다만, 성남시는 실제로 e-푸른 성남을 내걸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유일하기는 하지만, 그 연원은 알 수 없는 브랜드로는 울산의 Ulsan for you, 수원의 Happy-Suwon, 인천 연수구의 Better life 연수, 마산시의 Dream bay 마산, 광주광역시의 Your partner 광주, 부천시의 Fantasia 부천, 울산 울주군의 Beautiful, Global 울주, 서울 동작구의 Lucky DONGJAK, 서울 성동구의 Dream city Seongdong 따위가 있습니다.

I ♡ NY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구리시의 I love Guri와 부여시의 I love 부여도 있습니다.

유일하게 영어가 아닌 브랜드는 행복1번지 공주시밖에 보지 못하였습니다. 이것도 브랜드인지는 의심스럽지만, 일단은 다른 브랜드가 있으면 연락주세요.


브랜드는 그 도시의 수준을 나타내고, 그 도시의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는 훌륭한 수단입니다. 그러나 효과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내용이 이해가 되어야지, 표현이 단순하기만 한다고 훌륭하게 기능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일단은 브랜드가 있어도 효과가 없는 지금과 같은 대한민국 도시의 브랜드 정책이 어떻게해야 정신을 차릴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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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천어 트랙백 0 : 댓글 27